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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너머의 연인 | 유이카와 케이

flipside 2023. 4. 23. 03:09

2004/07/13 10:10

 

[책을 읽고 나서]

 

지금까지 나오키 상 수상작을 읽고 실망한 적이 없다. 그래서 브랜드만 보고 물건을 고르는 충성스런 소비자처럼 책에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문구만 있으면 작가나 줄거리를 살피지 않고 읽게 된다. 유이카와 케이의 [어깨너머의 연인](제126회 나오키 상 수상작) 역시 그런 식으로 읽게 된 작품인데 너무나 흡입력이 강해 책을 펼치고는 계속 죽 읽어나가게 되었다.

 

외모의 가치를 알고 그것을 즐기면서 자신이 처한 환경에 긍정하는 루리코와 다소 폐쇄적이면서도 언제나 사리판단이 분명한, 그래서 손해를 보는 모에. 이 두 주인공을 손에 잡힐듯 생생하게 그려낸 작가의 인물묘사와 큰 줄거리 없이 진행된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대단원을 장식할 멋진 이야기를 착착 진행시키는 솜씨에 바로 반했다.

 

주위의 여자 친구들에게 선물하고 싶을 정도로 여성적인 시각, 여성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으며, 어떤 때는 실랄하고, 또 어떤 때는 한없이 따뜻하고 쓸쓸한 작가의 문체가 매혹적으로 느껴지는 작품이다. 몇 장 넘기지 않아 밑줄을 긋고 싶은 구절들이 튀어나올 정도로 말이다. 사랑에, 어느 한쪽의 잘못은 없다. 양쪽 다 옳든지 양쪽 다 그르든지 그 두 가지 밖에 없다는 이야기에 조금이라도 고개를 끄덕인 사람이라면 빠져들게 될 수작이다.

 

 

[기억에 남는 구절]

 

"가키자키 씨, 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줘 고마웠어."
"그런가."
"응, 정말이야."
"다행이로군."
"뭐가?"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어쩌지, 하고 생각했었거든."
그 말은 하지 않아도 좋았는데, 하고 모에는 생각한다. 사과하다니, 상대방에게 제일 큰 상처를 주는 일이다. 사랑에, 어느 한쪽의 잘못은 없다. 양쪽 다 옳든지 양쪽 다 그르든지 그 두 가지 밖에 없다.

 

 

[서지정보]

 

제목 : 어깨너머의 연인
지은이 : 유이카와 케이 [唯川惠]
옮긴이 : 김난주
원제 : 肩ごしの戀人 Katagoshino Kobito (2001)
출판사 : 신영미디어
발간일 : 2002년 11월 20일
분량 : 304쪽
값 : 8,500원

 

 

[p.s.]


- 유이카와 케이의 자세한 프로필

 

- 나오키 상 관련 사이트를 찾아 가니 등장인물의 이름과 직업이 자세하게 나와 있다. 꼼꼼하다 일본 사람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