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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징 레인스 | 로저 미첼

flipside 2023. 5. 19. 19:27

2005/04/03 23:30

 

2002년 12월 03일 작성


□ [체인징 레인스] (2002)
□ 감독 : 로저 미첼
□ 영화관 : 시티극장
□ 시간 : 2002.12.02
□ ★★★


현대사회가 점점 더 예측 불가능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데는 자동차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시간을 절약해주고 때로는 잡아먹는 이 운송수단은 가벼운 접촉사고라도 일어나면 바로 자동차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된다. 그때부터 자동차는 편리한 도구가 아니라 악몽이 되는 것이다.


잠깐의 차선변경(lane change)이 빚어낸 사고가 두 사람의 인생에 끼치는 변화를 그린 로저 미첼의 [체인징 레인스]는 작은 사고로도 흔들릴 수 있을 정도로 불안정한 현대인의 일상에 대한 한편의 보고서와 같다. 잘나가는 변호사 게빈 베넥(벤 애플랙 역)이 탄 메르세데스 벤츠는 차선 변경 중에 보험외판원 도일 깁슨(새뮤얼 잭슨 역)의 차와 가벼운 접촉사고를 낸다. 각기 중요한 재판 - 베넥은 부정한 방법으로 자선재단의 기금을 손에 넣으려는 로펌의 대리인으로, 깁슨은 알코올 중독과 불성실한 가정생활로 잃을지 모르는 두 아들의 양육권을 얻기 위해 - 에 가는 길이었던 이들은 이 사고로 인해 예상과는 다른 하루를 겪게 된다. 영화속에서 베넥이 상징하는 백인-중/상류층은 위선적이며, 때로는 교활하고 자신의 이익을 정당화하려는 태도를 끊임없이 보여주며, 도일이 대표하는 흑인-하류층은 충동적이고 무모하며, 막무가내의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따뜻한 결말을 달려가는 있는 이들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교과서에 나오는 대사를 말하며 선량한 마음을 잃지 않는데, 이것이 이 영화가 지닌 장점이나 한계라는 생각이다.


주인공인 새뮤얼 잭슨이나 벤 애플랙의 연기는 무난하며, 조연으로 나온 토니 콜렛(처음에는 몰라봤다.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는 [뮤리엘의 웨딩] 이후 이 배우의 행보는 얼마나 안정적이며 인상적인지 ^^)과 시드니 폴락(전업배우를 고려할만 하다)의 연기가 두드러진다. 조연이라기 보다는 카메오라고 해야 적당할 정도로 비중이 낮은 윌리엄 하트가 잠깐씩 얼굴을 비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