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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없는 미녀 | 김인식

flipside 2023. 5. 19. 19:32

2004/08/08 12:17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시려고 하시는 분은 더 읽지 말아주세요.




[얼굴없는미녀]를 장르로 구분하자면 에로틱 미스테리 스릴러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만, 실제로 에로틱의 강도는 약하고 - 물론 김혜수의 노출신만으로도 에로틱의 강도를 높게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 - 미스테리 스릴러적인 요소는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인탓에 그렇게 신선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전체적으로 보면 볼꺼리와 이야기할만한 꺼리가 많은 영화라는 생각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생각했던 이야기를 몇가지를 그냥 늘어놓겠습니다.




- 직접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굳이 김혜수(지수 역)가 노출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가슴노출정도는 카메라 각도조정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것 같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눈요기로 노출을 했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김혜수가 노출한 장면보다는 주인공의 심정을 잘 나타내는 갖가지 의상을 보는 것이 더 재미있습니다.


- 영화의 첫장면과 끝장면에 나오는 그래픽 부분은 참 아름답습니다. 물론 낙하하는 장면은 무섭기도 하고요. [얼굴없는 미녀] 어때? 라고 누가 물어볼때 처음, 마지막 장면만 떠올리면 "무서워"라고 대답해도 될 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름개봉은 좋은 전략이었습니다.


- 경계선 장애라는 것이 버림받을까봐 두려워하다 보면 생기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 환자역을 소화한 김혜수의 연기는 훌륭합니다. 이미 지면을 통해 많이 소개되었지만 그동안 TV나 영화를 통해 건강미인적인 면만 보여주던 김혜수가 퇴폐적이고, 감정기복이 심한 지수 역할을 무리없이 잘 해냈다는 점에서 팬의 입장에서 기분이 좋습니다.(단 초반 목소리에서는 [장희빈]의 흔적이 남아 있는것 같다는 느낌 ^^ 이 얼핏 들었습니다. 아주 잠깐 ^^)


- 김혜수에 가려 많이 빛을 못봤지만 김태우(석원 역)의 연기는 무난합니다. 자위하는 장면도 있고, 노출도 만만치 않고, 역할도 관객들에게 인간적인 매력을 주는 캐릭터가 아니라 선뜻 연기하는 것이 내키지 않았을지 모르는데 잘 소화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 한국영화를 볼 때 마다 느끼는 것이긴 하지만, 배우의 목소리가 명확히 잘 안들리는 것 같아 조금 불만입니다. 첫장면에 지수가 소설을 읽는 부분이랑, 중간에 최면상태에서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 있는데 무슨 소리인지 잘 들리지 않아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 김혜수의 남편으로 나오는 윤찬은 알고 보니 [내추럴 시티]에 나왔다고 하더군요.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몇몇 분이 "김혜수 남편 멋지지 않니?" 하시는데 공감이 되더군요. ^^ 생각보다 비중이 작은 배역은 아니었지만 다소 연기가 불안정(대사 처리 부분)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눈에 거스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잘생긴 배우들에게는 점수가 후해지는 것 같아요 ^^


- 마지막 장면에서 저는 지수의 사고당한 모습을 환각으로 보게된 석원이 두려워하는 장면이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그렇게 사랑/집착하던 사람이라면 아무리 처참한 모습이라도 껴안아 주는게 맞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럼 너무 엽기적이 되었을라나? ^^


- 김혜수의 첫사랑으로 나오는 한정수는 처음 보는 배우였지만, CF를 통해 낯익은 여러 모델들을 떠올리게 하는 마스크를 지니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김혜수와의 베드신외에 연기라고 할 수 있는 요소를 보여주지 못해서 멋진 몸매 밖에 기억에 남지 않네요.


- 어떤 잡지에선가 이 영화를 왕자웨이 감독의 영화과 비교한 것을 봤는데,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멋진 이미지와 서울이라는 도시의 감성이 전면으로 드러나는 장면도 많이 있지만요.


- 말러의 2번 교향곡이 그렇세 섬찟한 느낌을 주는지 몰랐습니다. 2번을 들을 때 마다 이 영화가 떠오를 것 같아요.




서두에 말씀드린바와 같이 김혜수의 노출신만 기대하신다면 이 영화는 딱 실망할만한 영화이며, 에로틱 스릴러를 기대하셨다면 다소 상투적인 줄거리에 답답해 하실만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나 미술, 소품등의 스타일적인 요소를 중요하게 보시는 분이나, [화양연화]에서 장만옥이 갈아입는 옷에 신경을 쓰셨던 분은 아마 만족하시리라 봅니다. 단 영화를 보고 나면 다소 우울해지는 느낌이 들 수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p.s. 주말에 극장에 가면 요즘 어떤 영화가 인기인지 딱 알 수 있는데요. [반 헬싱]과 [아이,로봇]이 매진 행렬을 달리고 있었고, [인형사]와 [분신사바]는 표가 남아 돌던듯 ^^


p.s. 스포츠 신문에 가십으로 다뤄지진 했지만 누드로 이름이 알려진 이사비가 잠깐 출연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