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6/06 23:57
스포일러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영화를 볼 때 재미를 반감시킬 만한 언급이 있으니 미리 알기 원하지 않는 분은 나중에 읽어주세요~
□ [pm 11:14] (2003)
□ 감독 : 그레그 마크스
□ 영화관 : 대한극장
□ 시간 : 2005.06.06 17:30~
□ ★★★☆
포스터를 보면 마치 힐러리 스웽크가 단독 주연인것처럼 보이지만(사진도 그렇고 맨 위에 떡 하니 혼자만 이름이 있는 것도 그렇고) 실제로는 [숏 컷]과 같은 영화이기 때문에 딱히 주연이라고 할 사람은 없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영화를 재미있게 본 탓에 이러한 홍보사의 뻔한 속임수는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영화는 오후 11:14분에 일어난 사건들이 하나의 고리로 연결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시도는 낯선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선하지는 않지만 잘 맞아 떨어지는 이야기를 보다 보면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은 언제나처럼 좋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다 괜찮고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솜씨도 매끄럽고, 시간도 적당히 짧고... 긴장감과 유쾌함이 끝까지 이어지는 깔끔한 영화입니다.
이러한 유쾌함에서 한가지 걸리는 점은 어쨌든 이 영화는 본질적으로 2명의 죽음이 빚어내는 여러 사건이라는 점입니다. 귀청을 울리는 음악과 음주운전, 과속질주, 거짓말, 안전하지 않은 섹스, 가볍게 총을 다루는 모습, 젊은이들의 생각 없는 일탈행동, 낙태비용 마련을 위한 강도행각, 사고사를 또다른 사고사로 위장하거나 다른이에게 뒤집어 쒸우려는 시도 등등 이 영화 속 등장인물의 행동은 모두 가볍게 넘어가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현대미국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을 담고 있지도 않고, 웃음으로 모든 것을 지우기에는 자동차 사고의 희생자 모습은 너무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심각하게 볼 영화는 아니라는 전제를 깐다면 영화보는 재미를 충분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신선한 오프닝(같이 본 친구는 [도그빌]을 떠올렸다고 하네요)과 적절한 놀람효과 - 웬만한 공포영화 수준의 깜짝 놀람이 ^^ - 와 어이없지만 현실적인 대화가 빚어내는 웃음 등 장점은 많거든요. 단 이 영화를 꼭 극장에서 봐야하냐고 물어보신다면 조금 망설이다가 사운드가 주는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
p.s. 맨 처음 것은 공식 포스터. 나머지는 각국어, DVD 표지. 영화내용과 가장 잘 맞는 것은 첫번째라고 봅니다~





p.s. 아 찾아보니 감독(각본까지 맡음)이 76년 8월 생이란다. 털썩 OTL
p.s. 패트릭 스웨이즈도 배가 나왔더군요. [로드하우스]에 나왔던 젋은 시절은 다 어디로 가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