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8/06 09:34 ... 58년 전의 일본에서도 이런 상황이 있었다. 여덟 살 때, 이웃집에 놀러 가면 그 집 아주머니는 늘 나에게 물었다. "밥 먹었니?" 아침이건 점심이건, 딱히 먹을 것이 없는 데도 이웃집 아이가 놀러오면 반드시 밥은 먹었는냐고 물었다. 먹지 않았다고 하면 감자나 호박 삶은 것을 주었다. 패전 직후 가난했던 시절의 일본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었던 말이다. 지금 우리는 물질적으로 풍요롭다. 그 대신에 많은 것들을 잃어버렸다. 남을 생각해주는 마음. 전후 일본인이 잃어버렸던 가장 큰 미덕은 남에게 밥 먹었느냐고 걱정해주는 말이다. [인생이라는 이름의 여행] 중에서, 고히야마 하쿠, 양억관 옮김, 한얼미디어, 2006 노작가의 인생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산문집. 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