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12 00:40 ... 편의점을 뒤로하고 하숙으로 돌아온 나는 인스턴트 수프를 홀짝인 다음 이부자리로 들어갔다. 이부자리 안의 어둠을 향해 기침을 하고 "기침을 해도 혼자"라고 중얼거려보았다. 약해진 몸으로 이 생각 저 생각 옮겨 다녀봤자 제대로 된 생각이 날 리 없었다. 입학 이후 결코 올라간 적 없고 앞으로도 전혀 올라갈 기미가 없는 학업 성적. 취직 활동은 대학원에 진학하겠다는 구실을 높이 내건 채 뒤로 미룰 뿐. 융통성도 없다. 재능도 없다. 저축한 돈도 없다. 완력도 없다. 근성도 없다. 카리스마도 없다. 사랑스러워 뺨을 갖다 비비고 싶어지는 새끼 돼지 같은 귀여움도 없다. 이렇게 '없다, 없다의 행렬'이 이어져서는 도저히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 나는 너무 초조한 나머지 이부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