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난 2

화차 | 미야베 미유키

2005/09/06 19:53 2001/02/19 [책을 읽고 나서]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야베 미유키는 이미 일본에서는 손꼽히는 추리소설 작가이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 [화차]는 사회문제에 대한 통찰력과 추리소설이 주는 여러 장치에 사회를 보는 예리한 관찰력이 잘 어울리는 걸작이다. 신용카드와 개인파산이라는 현대 일본 사회의 문제를 배경으로 삼은 이 작품은 언뜻보면 딱딱하고 재미없어 보이는 주제를 정말 감탄이 나올 정도로 치밀한 구성속에서 매끄럽게 전개하고 있다. 결혼을 앞둔 한 여인의 실종으로 시작되는 소설은 한 장 한 장을 거듭할 수록 의문이 확장되고 또 조금식 사건의 전모가 벗겨지면서 흥미를 더하는데,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조금도 흐트러짐 없는 긴장감은 놀라울 정도다. 결말을 ..

book 2023.05.29

[밑줄] 왜 뱀이 껍질을 벗으려는지 알고 계세요?

2005/06/19 23:03 "언젠가 남편이 한 말이 생각나네요. 왜 뱀이 껍질을 벗으려는지 알고 계세요?" "껍질을 벗는다라면...?" "허물을 벗잖아요? 그거 생명을 걸고 하는 거래요. 굉장한 에너지가 필요하다나요. 그레도 허물을 벗으려고 하지요. 왜 그런지 아세요?" 혼마보다 먼저 타모츠가 대답했다. "성장하기 위해서죠." 후미에는 웃었다. "아니요. 열심히 몇 번이고 허물을 벗는 동안 언젠가는 다리가 나올거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래요. 이번에야말로 하면서요." "별 상관도 없는데 말이죠. 다리 같은게 있든 없는 뱀은 뱀인데." 후미에는 중얼거렸다. "그렇지만 뱀의 생각은 다른가봐요. 여기까지가 제 남편의 말씀. 지금부터는 제 생각인데요. 이 세상에는 다리는 필요하지만 허물을 벗는데 지쳐 버렸거나,..

underline 2023.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