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04 23:24 ... 이렇게 있다 보면 문득 굴의 독특한 맛이 떠오른다. 스푼의 피부가 뜨거운 타르가 되어 내 몸을 끌어안는다. 불빛 하나 없는 캄캄한 방. 음악도 없다. 냄새밖에 없다. 나의 후각은 경찰견처럼 예민해진다. 아무리 멀리 있어도 나는 이 남자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반드시. 스푼은 자신의 두 팔꿈치 사이에 나를 감금하고 천천히 눈을 떠 사냥감을 내려다본다. 이를 갈고 있다. 그러고 싶은 건 오히려 나다. "나, 분해." "왜?" "내가 이런 비참한 꼴이 되었는데도 자기는 내 위에 있어." "이렇게?" "이제 곧 의식이 사라지고 죽어 버릴 거야, 난." "눈을 떠." 스푼은 내 턱을 덥석 잡아서 내가 의식을 잃지 못하게 한다. 부탁해, 스푼. 실신하면 정말 편해질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