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22 10:57 ... 다완을 무릎 앞에 들고 바라 보았다. 붉은 바탕에 흑유가 흐릿하게 칠해져 있었다. "이름이 무엇인가?" "나무 지킴이입니다." 가을에 감을 딸 때 내년에도 풍성한 결실을 맺도록 단 한 개 남겨놓은 열매가 나무 지킴이다. 붉은 다완의 무엇이 그 이름과 결부되는가. "저런, 어디에서 유래된 이름인가." 이에야스가 리큐에게 물었다. "별 뜻 아닙니다. 조지로가 구운 다완을 몇 개 늘어놓고 제자들에게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게 하자 이것 하나만 남았습니다." 묘하게 납득이 가는 대답이었다. ― 이 사내는 희대의 사기꾼이구나. 지금 그 대답으로 리큐가 천하제일의 다인이라 회자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수많은 다이묘, 무사들에게 스승으로 존경받는 이유가 분명해졌다. 안목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