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01 18:50 "그것도 후회하고 있습니다. 내가 도망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걸 그랬다고." 할머니가 임종을 맞을 당시 병원의 정경이 떠올랐다. 내가 뛰어 들어갔을 때 할머니는 이미 숨을 거두었다. 시즈카는 병원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병실에 들어간 건 나 혼자였다. 병실의 흰 벽이 평소보다 더 새하얂게 보였다. '백지 상태로 되돌린다.'고 말할 때의 그 '백지'에 어울리는 '순백'이었다. 할머니와 마지막에 대화를 나누지 못했던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할머님께서는 마지막 가시는 길에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할머니의 말을 전해 준 그 간호사는 어딘가 의아해 하는 표정이었다. 만약 할머니의 말을 내가 직접 들었더라면 편의점을 터는 일 따윈 없었을 것이다. "후회막심한 일들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