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희 2

살인의 역사 | 케이트 앳킨슨

2008/11/17 01:01 [책을 읽고 나서] 나이탓인지 편협한 독서습관때문이지는 모르겠지만 두꺼운 소설을 딱 보면 흥미나 호기심을 떠나서 단지 두께 때문에 읽을까 말까 고민하는 시간이 더 길어졌습니다. 두꺼운 소설일수록 등장인물이 많고 사건이 복잡할 것은 뻔한데 점점 그것을 따라가는 일이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하지만 [살인의 역사] 같은 좋은 추리소설 - 추리소설로 분류해도 될까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 을 읽고 나면 읽기를 잘했다며 슬쩍 스스로를 칭찬하게 됩니다. ^^ 500페이지가 넘지 않는 소설이지만 처음에 등장하는 사건이 3건. 제1장부터 3장까지가 사건기록입니다. 각각 1970년에 있었던 어린이 실종 사건, 1994년 있었던 정체모를 이에게 딸을 살해당한 아버지 이야기, 1979년 있었..

book 2023.06.02

[밑줄] 12피트 아래

'6피트 아래'라고? 이 표현이 어디서 나왔는지 정말 모르겠다. 북부 웨스트체스터 올드 더치 교회의 슬리피 할로우 묘지에서 나온 말은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코너 브라운의 무덤을 6피트나 파들어갔지만 관은 나오지 않았다. 흙더미를 두 배나 더 깊게 파고나서야 삽이 나무에 부딪히는 텅, 하는 둔탁한 소리가 들렸다. 워싱턴 어빙과 일부 록펠러 가 사람들이 묻힌 이 유명하고 오래된 묘지를 파헤치는 사람이 적어도 내가 아니기를 바랐다. "텔레비전 시리즈 제목을 '12피트 아래'로 바꿔야겠어." 나는 옆에 서 있는 경찰관에게 말했다. 내 농담을 못알아 듣는 걸 보니 이 경찰관 집에는 HBO 유선방송이 안 나오는 모양이었다. 게다가 경찰관의 멍한 눈길에는 피로와 분노가 뒤범벅이 되어 유머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

underline 2023.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