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정원 2

[밑줄] 나는 세속적인 인간으로 도시를 무척 사랑한다

2006/11/17 13:22 ... 육체가 있는 인간이라면 진정 자신을 만고(萬古) 강산과 동일시할 수 없다. 사실 오랫동안 경박호에 머물면서 나는 적막과 고독을 견디기 힘들었다. 나는 물론 조용하고 아늑한 것을 좋아하며 자연을 숭상하지만 절대 은사가 될 수는 없는 사람이다. 현대인으로서 나는 오히려 무수한 생명이 발산하는 힘찬 에너지를 더 갈망하고 있다. 오랫동안 숲을 돌기보다는 시끄러운 사람들의 무리, 바쁜 발걸음, 잘 아는 듯 하면서도 낯설기만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그림자를 견디며 살아가는 것이 낫다. 나는 복잡하게 몰려 있는 사람들을 혐오하는 표정으로 눈살을 찌푸리며 자신만은 청아하다는 듯이 자처하고 있지는 않다. 그저 아침에 외출하여 거리에서 낯선 사람들로부터 "자오[早]"라고 아침 인사를 ..

underline 2023.05.11

[밑줄] 그 결과 사람들은 얼마나 큰 혼란을 겪게 되는가!

2006/03/30 23:09 ... 전제 사회에서 통치자들은 종종 여론을 중시하는 태도를 취했다. 때로 각급 관리들의 잘못을 찾아내는 전문적인 간관(諫官)을 배치하여 조정의 귀와 눈, 혀를 대신하게 했다. 이는 언뜻 보기에는 좋은 정책인 것 같지만 사실 폐단이 매우 심각했다. 다른 관리가 여론의 탈을 쓴 간관들의 말을 반박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조사체계나 중재기구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었다. 모든 것이 간관들의 개인적인 인격에 달려 있었다. 그러나 개인의 인격을 파악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여론 운운하는 것이 종종 사실을 왜곡하고 시비를 전도하는 사회적 재난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마치 현대 신문들이 충분한 직업적 도덕 의식을 갖추지 못한데다 이에 상응하는 법적 규제가 없는 상황..

underline 2023.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