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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연 | 펑샤오강

flipside 2023. 5. 21. 11:38

2006/09/18 00:36

 



오랜만에 보는 시사회 였습니다. 일요일 저녁이라 사람이 많이 안 온듯 해서 쾌적하게 영화를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


줄거리에 대해 들은 바가 없어서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영화를 봤는데 누가봐도 이건 [햄릿]이더군요. 물론 조금 비틀기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뼈대는 빼다 박았어요. 아쉬운 점은 그게 그렇게 매끈하지는 않다는 점입니다. 이야기를 좀 더 다듬었으면 훨씬 더 좋은 이야기가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조금만 이야기를 보완하거나 적절하게 이야기를 분배했으면 충분히 설득력 있을만한데 그냥 지나치는 부분이 눈에 들어오거든요.


주연은 모두 5명으로 장쯔이, 다니엘 우(오언조), 유게(갈우), 저우쉰(주신), 황효명(황효명은 조연이라고 해야할 정도)입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떨어진다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그렇다고 최고라고 할만한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도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장쯔이나 다니엘 우는 이쁘고 잘생겨서 보고있는 것으로도 괜찮았습니다. ^^ [인생]에서 정말 대단한 연기를 보여준 유게는 무척 반가웠는데 다소 엉성하게 흘러갈 수 있는 영화의 중심을 잡아줍니다. 만약 원래대로 공리가 캐스팅 되었다면 - 공리가 맡았다면 확실히 다른 영화가 되었을 것 같아요 - [인생]에 이어서 2번째 영화였을 텐데 아쉽습니다.


이야기나 배우에서 조금 미진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채워주는 것은 미술과 음악입니다. [영웅], [연인], [무극] 등 2자 영화 시리즈가 모두 미술, 의상에 집중하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번 영화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오프닝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2시간 동안 영상의 아름다움과 음악은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합니다. 탄둔의 음악은 아름답고 장쯔이의 의상이나 세트의 화려함은 지금까지의 영화와 달리 실내에 집중한 탓에 훨씬 더 사치스러워 보입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무술씬은 많지 않지만 원화평이 참여해서 그런지 유연한 연출이 인상적인 부분이 꽤 있습니다.


생각보다 잔인한 장면이 많다는 점과 [왕의 남자]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몇 있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리고 싶네요. ^^ 메인 카피가 "사랑과 음모, 복수의 마지막 밤"인데 제목이 "야연"(夜宴 Banquet)인 것은 모든 이야기가 다 이 마지막 밤을 향해 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줄거리나 연기에 집중하시는 분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지만, 음악, 미술, 의상에 관심있으신 분이라면 극장에서 볼만한 가치는 있다고 봅니다.




□ 야연 공식사이트 : http://www.yayeon.co.kr/
□ Banquet 공식사이트 : http://www.thebanquetthemovie.com/




p.s. 피아노는 랑랑이 맡았습니다. 마지막에 나오는 음악은 피아노협주곡틱해요 ^^


p.s. 영화의 배경은 5대 10국 시대. 아래 링크를 하나 걸어둡니다. : 5대10국 (五代十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