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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벽대전] 1부와 판소리 [적벽가]

flipside 2023. 5. 24. 23:04

2008/07/20 20:37

 

[적벽대전] 1부를 재미있게 봤습니다. 양조위, 금성무 팬이기도 하지만 완급조절이 적절해서 2부가 기대되더군요. :-) 영화를 보고 와서 집에 모셔두기만 했던 판소리 [적벽가]를 들어봤습니다.(자주듣지 않는 CD를 모셔두고 있는 것의 장점은 이렇게 바로 바로 들을 수 있다는 점 ^^) 제가 갖고 있는 것은 정권진 소리, 김명환 고수(정응민제[송만갑제와 조학진제와 정응민제는 비슷한 내용인데 정응민제에는 장판교싸움 대목이 없습니다~], 브리태니커 판소리 다섯마당)의 것인데 영화 장면이랑 사설이랑 비교해가면서 들어봤습니다. 이번 영화에 묘사된 부분은 사설로 치면 앞의 1/4 정도밖에 안되네요. 판소리 [적벽가]의 다른 이름이 조조가 대패하고 도망친 길 이름인 "화용도"라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병사들의 설움대목, 전쟁장면 묘사와 패퇴장면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대부분의 내용은 [적벽대전] 2부와 비교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영화와 [적벽가]가 겹치는 부분은 공명이 손권에게 가서 동맹을 권하는 아래 장면입니다.


[아니리] 공명이 현덕 전 은근히 여짜오되, “삼국이 분분헌 중 위부 오강허고 한실이 미약허니, 오나라에 한번 들어가 손권을 달래이고 주유를 격동시켜 조조를 치게 한 연후 수이 돌아올 것이니, 자룡에게 군사 백명만 주어, 금월 동짓달 이십일 갑자시 남병산 하 오강 뒤로 보내시되,삼가 어기지 마옵소서.”


→ 영화에서는 생략되었지만 바로 앞대목에서 노숙(손상향에게 수나 놓으라고 하다가 말에서 떨어졌던 그 사람 ^^)이 손권을 모시자고 권하자(나를 따라 강동갑세, 나를 따라 강동가세~) 거짓으로 속은체 하고 따라가기로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세마치] 하직허고 물러나와, 공명의 거동 보소. 머리의 팔각 윤건, 몸에난 학창의라. 백운선 손에 들고 오나라 들어갈 제, 일엽편주 급하도다. 노숙이 인도허여 관역 안일헐 제, 공명이 좌정 후 좌우를 살펴보니, 아관박대 장수 등 이십여인이 공명으게 허는 말이, “선생은 관중악의 지재를 흉중으 품었다 허옵는듸, 유현주는 선생 얻기 이전보다 더함이 없사오니, 그리고 어찌 장 자방의 재조에 비교허리요?” 공명이 대답허되, “붕비만리에 군조가 기지하지요?” 공명의 높은 언재 그 뉘랴 당하리요. 이때 황개 크게 좌우를 꾸짖어 왈, “대사 급박헌듸 무슨 수작이 장황헌고? 선생은 관용하시옵고 주공과 의론허시와 좋은 모책을 이르사 이다.”

→ 영화에서는 팔각건이나 하얀 부채가 아니었지요.


[아니리] 공명 선생 손권에게 들어가니, “선생의 높은 말씀 들은 지 오랜지라. 선생의 힘을 빌려 조조를 폐허코저 하나니다.” 공명이 이른 말이, “주공은 힘 알어 항복을 허옵소서.” 손군이 대노하야, “그러면 유현주는 어찌헐지?” 공명이 대답허되,
[잦은몰이] “우리 성군 유현주는 한실의 종친이요, 지혜있고 재주있어 의기가 넉넉허여 세상으 덮었으니, 남의 나라에 굴허리요?” 손권이 대노하야 좌우를 돌아보며, “네 급히 번양에가 주유를 불러오라.” 이때 사자 급히 보내여 주유를 청해 들여 공명과 면담할 제, “선생의 높은 재조 들은 지 오래오나, 인제 보니 만시지탄. 선생의 깊은 꾀를이르사 적을 막게 허옵소서.” 공명이 대답허되, “강동은 염려없고 편한 일이 있더니다.”, “무슨 일로 편하리까?”, “조조 내심 음흉하야, 동작대 지은 뜻은 강동을 무찌르고 교공의 딸 천하일색, 대교, 소교, 두 계집을 양편에 다 거나리고 호강코저 헌 일이니, 만일으 두계집을 조조 으게 보내시면 강동은 염려없이 그 아니 편하리요?” 주유 듣고 화를 내여, “선생은 그 속을 어찌 아오?”, “ 조조의 둘째아들 동작대 지은 글을 사방 선비 외우기로 나도 그 글을 외웠내다.”, “그 글 좀 들어지이다.” 공명이 좌정헌후 글을 잠깐 외우난듸, “종명후이회유혜여 등층대이오정이요, 견태부지광개혜여 관성덕지소영이며, 건고문지차아혜여 부쌍궐호태청이요, 입중천지화관혜여 연비각호서성이며, 임장수지장류혜여 망원과지자영이요, 입쌍대어좌우혜여 유옥룡여금봉이며, 남이교어동남혜여 낙조석지여공이라. 주유 듣고 분노허여 칼을 들어 문을 치며, “음골의 노적놈이 그다지 무례헌가?” 공명이 모르는 체, “옛날 한고조도 흉노를 달래여서 화친을 허였거든, 나라 대사 위급헌듸 민간의 아녀자를 그다지 아끼리까?”

→ 초반부 공명이 유비를 높이 세우는 장면은 같지만 이후 장면은 다릅니다. 공명은 손책의 부인인 대교와 주유의 부인인 소교를 조조가 노리고 있다는 말로 이 둘을 모두 자극합니다. 주석을 보니 대교와 소교는 "오나라의 교공의, 미모가 뛰어난 두 딸. 주유가 손책을 따라 완성을 칠 때에 포로로 잡았는데, 미모가 뛰어나서 손책이 대교를, 주유는 소교를 차지했다."고 되어 있네요. 공명은 소교가 주유의 부인인줄 모르는 것처럼 소교를 조조에게 내주면 강동은 편안할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 주유를 자극한 대목은 바로 조조의 아들 조식이 지은 시 [동작대]의 마지막 대목을 공명이 바꿔서 부른 부분입니다. 원래 [동작대]의 마지막 부분은 "연이교어동서혜(蓮二橋於東西兮) 약장공지체동(若長空之체동)으로 "동서로 다리를 이어 놓으니, 마치 하늘에 뜬 무지개인듯하다"는 뜻인데 공명이 외운것은 "남이교어동남혜여(남二橋於東西兮) 낙조석지여공(樂朝夕之與共), 즉 "대교와 소교를 동남에서 데려와 밤낮으로 즐기며 지내리라"는 뜻입니다. 주유가 불같이 화내는 것이 당연~


[아니리] 주유 이른 말이, “선생은 모르리다. 대교라 허는 이는 내 손 백부의 안댁이요, 소교라 하는 이는 나의 아내외다.” 공명이 놀래는 체, “에, 그게 웬 말씀이요? 나는 과연 모르고 실언을 허였나니다.” 주 유 또 이른 말이, “선생은 어쨌든 힘을 모아 조조를 패케 허소서”허고 손 권에게 들어가니 손권이 주유에게 허는 말인즉, “조조가 기병허여 하구에 둔취허고 격서를 보냈으니 이 일을 어쩌리요!”
[잦은몰이] 주유 듣고 대답허되, “ 노적이 방자하야 우리를 능욕허니, 결단코 늙은 도적을 산 채로 잡아 오겠내다.” 손권이 대희하야 즉석에서 주유를 대도독으로 삼은지라, ...

→ 이어지는 사설은 그 유명한 공명이 3일간 화살 10만개를 만드는 대목입니다.(2부에서 기대되는 대목 ^^)




온라인 출처 : 브리태니커 판소리 다섯마당 온라인
책 출처 : [판소리 다섯 마당 - 해설과 주석을 단 사설집], 한국브리태니커회사, 1982






당당헌 유현주는 신장은 칠척 오촌이요, 면여관옥허고 자고기이허여, 수수과슬이라. 오모 홍포으 쌍고검 비껴 차고 적추마 상에 뚜렷이 앉은 거동 태조의 기상이요. 관공 위엄 보거드면, 홍안봉목, 삼각수 거사리고, 쌍봉 투구, 몸에난 녹포 은갑이라. 청룡도 비꺼 들고 적토마 상에 앉은 거동 위풍이 늠름허고, 장비 위엄 보거든면, 곰의 등, 표면 머리, 먹강얼굴, 쌍고리눈, 제비텍, 따박수염, 몸에난 앵무 전포, 머리에는 녹건이라. 장팔 사모장창 눈 우으 솟겨 들고 흑총마 상에 앉은 거동 명장일시 분명쿠나.




짚신을 만들던 모습과는 큰 차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