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미러 | 알렉산더 아자

flipside 2023. 5. 24. 23:05

2008/09/21 15:55

 

요전에 엘리베이터에서 초등학생들 2명이 나누는 대화를 들었습니다. "여기 거울에 보면 13번째 보이는 모습이 귀신이래." O.O 오 거울 + 13~ 그 대화를 듣고는 영화 [거울속으로]의 한 장면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는데, 사실 [거울속으로]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피가 타일에 스며드는 오프닝이었어요. [거울속으로]에서 모티프를 가져온 - 리메이크라고 하기에는 다른 점이 너무 많아서 ^^ - [미러]의 오프닝 역시 거울 속의 자신이 스스로를 살해하는(자살이라고 쓰려고 했는데 딱 떨어지는 설명이 아니네요) 모습이었는데 처음부터 피가 줄줄 흘러내리는 장면에 깜짝 놀랐습니다. 앗 이 영화는 고어영화였나? 했는데 막상 전개되면서는 본연의 공포영화 모습(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 + 주인공을 믿지 않는 주변 사람들)을 보여주다가 중간에 다시 고어로 돌아가더군요. 2번째 스스로를 살해하는 장면을 보고는 정말 다시 한 번 깜짝 놀랐는데 제 기준으로 최근 본 영화 중에서 가장 강한 수준이었어요. ㄷㄷㄷ 잠깐 숨을 돌리고 나서 이어지는 후반부는 전단지에 있는 "웰메이드 수퍼 내추럴 서스펜스 스릴러" 중 "수퍼내추럴(supernatural)"에 방점을 찍으면서 가족을 위해서 "거울에 봉인 된 악의 기운에 맞서"는 주인공의 노력이 계속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정신병원과의 연관성이 밝혀지는 지점 부터는 좀 이야기가 어긋나는건 아닌가 싶어서 "음.. 그냥 보통 영화네..."하면서 마음 속으로 정리했다가 맨 마지막 장면의 처리에 감탄하면서 "오 이 영화 재미있어요~" 정도로 고쳤습니다.


보는 내내 고어영화 + 악마/악령 등장 + 스릴러가 혼재해 있어서 정신이 없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저는 세 종류 다 좋아하는 장르라서 재미있게 봤습니다. [거울속으로]를 떠올리시거나 심리적인 공포물을 원하시는 분에게는 비추천이지만, 강도가 좀 있는 고어영화도 괜찮아 하시거나 엑소시스트류 공포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은 재미있게 보실 것 같네요. 키퍼 서덜랜드(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아버지랑 쪽 같아 지는 것 같아요. ^^) 팬들에게도 추천입니다.




p.s. 전단지를 보고 알았는데 배경이 되는 뉴욕의 화재로 폐쇄된 백화점 건물은 실제로는 루마니아의 부쿠레슈티에 있는 학술원 건물이라고 하네요. 아래는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사진 

차우셰스쿠 시대에 짓다가 결국 미완성으로 남았답니다. 감독인 알렉산더 아자는 몇 년 전 다른 영화의 무대로 이 건물을 사용하려고 했었다네요. 감독 왈 "This building is so phenomenal, it could not be recreated on a stage. The atmosphere here is so filled with fear and tension, we knew we could capture something really unique." 동감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기사를~ : Infamous landmark in Romania used for horror movie


p.s. 홈페이지는 음향효과로 꽤 무서운 편이에요. ㄷㄷㄷ : http://www.mirrorsmovi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