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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오노레 프라고나르, <훔친 입맞춤>, 1780s

flipside 2023. 5. 29. 12:21

2007. 7. 4. 08:30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 <훔친 입맞춤>, 1780s

지금 우리가 있는 이곳은 프랑스 미술 전시실입니다. 이곳은 마치 길게 내쉬는 한숨처럼 섬세합니다. 신고전주의 천장 아래에서 곡선을 그리고 있는 비둘기색 벽과, 회전을 거듭하는 미뉴에트가 펼쳐지는 상감 세공을 한 플로어 그리고 이쪽 긴 벽에 있는, 아름답지만 무거운 새틴 가운을 입고 있는 젊은 여인과 어둠 속에서 몸의 반을 문 뒤에 숨긴 그녀의 젋음 연인. 그는 그녀의 볼에 입을 맞추려고 합니다. 여인은 우리를 보고 있지는 않지만, 마치 사슴처럼 긴장하고 있습니다. 골똘히 귀를 기울이면서, 언제라도 옆방의 여인들이 이곳으로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여인은 무슨 소리가 들리면 급히 도망을 치기라도 할 기세입니다. 길고 부드러운 그녀의 몸통은 연인과의 부드러운 임맞춤을 위해 쭉 뻗은 팔과 함께 팽팽하게 늘어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스카프의 투명한 주름 속으로 곧 사라질것입니다. 프라고나르Fragonard 는 이것을 '훔친 입맞춤The Stolen Kiss'이라고 불렀지만, 남자는 여인에게서 무언가를 훔치는 것이 아닙니다. 훔친 것은 여인이 사라지기 전 바로 그 순간입니다.


이미지 출처 : http://www.wga.hu/art/f/fragonar/2/11stolen.jpg
글 출처 : <레닌그라드의 성모마리아>중에서, 데브라 딘, 송정은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