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4/30 16:59
[책을 읽고 나서]
학교에 다닐때 중국사에 대한 수업을 하나 들었었는데 강사님이 워낙 열성적인 분이라 중국사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당(唐)에 대한 수업중 무측천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면서 한고조의 부인인 여후나 서태후는 왕이 되지 못했는데 어떻게 무측천은 왕위에 오르고 새왕조를 개창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답을 찾아보라고 질문하신 것은 기억에 난다. 대충 정리하면 건국초기라는 시대적인 배경과 무측천의 혈통(귀족가문의 어머니와 평민출신의 장군 아버지), 본인의 능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중국역사상 유일한 여황제를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역사는 측천무후의 시대를 그 어느때보다도 안정된 시기였고 왕조의 기틀을 세우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이야기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남편을 무능력하게 하고, 아들의 왕위를 찬탈하고 반대파는 가차없이 숙청한 비정한 인물로만 알려져 있다. 샨 사는 이런 상반된 평가를 받는 [측천무후]의 내면세계를 접근해 가면서 그 어느 중국 황제보다도 위대했던 인물, 그리고 절대권력의 흐름속에 종교적인면을 추구했던 한 인간을 정밀하고, 흥미롭게 그리고 있다.
샨 사의 문체는 놀라울 정도로 섬세하며,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시작된 묘사는 죽음 이후까지도 이어지는데 이러한 환상적인 요소가 역사적인 고증에 근거한 측천무후 시대의 역사와 잘 어우러져 어색함이 없다. 최근 읽은 가장 재미있는 소설로 중국사에 관심있는, 절대자의 권력과의 힘겨루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실망하지 않을 작품이다. 샨 사의 다른 소설에 눈길을 돌릴 예정이다. ^^
[서지정보]
제목 : 여황 측천무후 상/하
지은이 : 샨 사 Shan Sa
옮긴이 : 이상해
원제 : Imperatriz (2004)
출판사 : 현대문학
발간일 : 2004년 10월
분량 : 262쪽
값 : 8,500원
[p.s.]
- 원서 표지. 멋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