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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최후의 14일 | 요하임 페스트

flipside 2023. 5. 30. 00:36

2006/01/15 11:41

 

[책을 읽고 나서]


히틀러의 죽음에 대해서 찾아보면 대부분 전날 결혼한 부인 에바 브라운과 4월 30일 자살했다는 이야기만 나옵니다. 독일의 역사학자 요하임 패스트는 히틀러와 제3제국에 대한 문헌 자료와 증언을 바탕으로 히틀러의 죽음 그 자체는 물론, 그 전후의 맥락을 소상히 추적해 소설 못지 않은 속도감을 주면서 히틀러의 최후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이 14일은 소련군이 베를린을 공격한 1945년 4월 16일 부터 지하 10m에 위치한 지하벙커에서 자살을 하는 4월 30일까지를 말합니다.)


이 14일 동안 전쟁의 패배를 알고 있던 히틀러는 독일과 도이치 민족 전체의 절멸과 몰락을 꾀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는 "도이치 민족은 자신의 '피를 자신의 존재를 위해 바칠' 만큼 '강하고 희생의 각오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면' ' 몰락하고 파괴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도 자기는 이 민족을 위해 '눈물을 흘려줄 수는 없다"고 이야기 합니다. 결국 저자는 거의 산송장처럼 지내며 이미 지도자의 능력을 상실한 히틀러를 끝까지 버티게 했던 힘은 "절멸 충동"과 "몰락 의지"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오타 하나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책 만듬새는 훌륭하지만 그에 비해 삽입된 자료 사진에 출처를 나타내는 크레딧이 없는 것이 눈에 띕니다. 하지만 히틀러나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좋은 자료가 될 만하고, 책의 내용이 길지 않은 점과 전문가의 책이면서도 다른 난해한 책에 비해 비교적 쉽게 읽힌다는 점도 추천이유로 들고 싶습니다.


[기억에 남는 구절]


1942년 5월 14일에 그는 총통 사령부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예를 들어 원숭이들은 모든 아웃사이더를 공동체의 적으로 여기고 밟아 죽인다. 원숭이들에게 타당한 것은 조금 더 높은 차원에서 인간에게도 분명히 타당하다." 정말이지 어떤 권력자도 문명의 사유를 벗어나 이렇게 멀리까지 원시로 되돌아간 적은 없었다.


[서지정보]


제목 : 히틀러 최후의 14일
지은이 : 요하임 페스트 Joachim Fest
옮긴이 : 안인희
원제 : Der Untergang (2004)
출판사 : 교양인
발간일 : 2005년 04월
분량 : 272쪽
값 : 12,000원




p.s 이 책을 원작으로 삼아 만들어진 동명의 영화 [Der Untergang(영어제목 Downfall)] 공식 사이트 : http://www.untergang.film.de/


p.s. 아래는 영화 포스터, 스틸과 관련 도서 표지. 책에도 영화 스틸이 몇 점 삽입되어 있습니다. 너무 길어져서 숨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