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29 08:02
[책을 읽고 나서]
이제는 무슨 브랜드처럼 "오쿠다 히데오"하면 재미있다는 느낌이 먼저 떠오르면서 자연스럽게 손이 갑니다. 책을 읽고 난 후 딱 드는 느낌은 어쩌면 이 작가는 이렇게 이야기를 편하고 재미있게 쓰는걸까? 하는 거였습니다. 그냥 한 편만 읽어봐야지 하다가 다 읽어버리게 되는 것도 여전하구요. 직장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5편의 연작은 2편만 빼고는 모두 30대 초/중반의 미혼 여성에 대한 이야기인데 - 한 편은 기혼여성, 한 편은 이혼녀~ - 그 시기에 겪게되는 불안함과 미래에 대한 고민들을 정말 유쾌하고 즐겁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것은 나이많은 남자 부하직원때문에 속앓이를 하게 되는 세이코의 이야기를 그린 "하루"였는데 다른 작품도 하나 같이 다 즐겁고 재미있습니다.
[공중그네]때는 혼자 낄낄거리며 소설을 읽을 수 있어서 참 좋았는데 이번 [걸]역시 여러 군데에서 혼자 웃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어떤 분들은 이 작가 매너리즘에 빠진거 아냐? 하고 고개를 저으실지 모르겠지만, "사람은 다 즐거워야지~"(원래는 Girl just wanna have fun)에 동의하시는 분이라면 다들 재미있게 읽으실 작품입니다. 오쿠다 히데오 팬들에게는 강추입니다!
[기억에 남는 구절]
자기가 10대였을 때는 서른두 살이면 완전히 아줌마였다. 사실, 그 시절의 서른두 살들은 훨씬 더 제대로 나이를 먹고 있었다. 아주 자연스럽게 인생의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사회가 풍요로워져서 청춘이 길게 늘어난 것이다.
하기야 혼기나 출산연령이 옛날로 돌아갔다가는 도쿄에 있는 레스토랑의 반 이상이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의류와 여행업계도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고, 일본경제 전체가 푹석 가라앉아버릴지도 모른다.
거봐, 난 잘못한 게 하나도 없어. 우리 같은 사람들을 만든 건 이 나라니까.
[서지정보]
제목 : 걸
원제 : Girl ガ-ル (2006)
지은이 : 오쿠다 히데오 [奥田英朗]
옮긴이 : 임희선
출판사 : 북스토리
발간일 : 2006년 09월
분량 : 360쪽
값 : 9,800원
p.s. 원서표지. 한국어판 표지는 다소 요란스러운 듯. 책속에 나오는 오미츠 같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