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26 23:06
[책을 읽고 나서]
찾아보니 [살육에 이르는 병]이 올 2월에 나왔던데 딱히 이것부터 읽어야지 하는 마음은 없이 먼저 [미륵의 손바닥]부터 읽게 되었습니다. 첨에 표지를 보고는 같이 놓여있는 [아베일족]이랑 표기가 같은 빨간색이라 옛날 작가의 작품인가봐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읽다보니 현대적 이야기고, 보면서 작가 프로필을 보고나서야 본격 미스터리물을 추구하는 작가라는 점을 알았습니다. 반전이라고 할만한 요소가 있기 때문에 책 이야기를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재미있는 구성과 발상임에는 분명합니다. 점점 남은 분량이 얇아지는데 사건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아 정말 어찌되는거야 하는 마음에 급히 읽었거든요. 하지만 결말은 앗! 보다는 엇!에 가깝습니다. :-) 호불호가 있겠지만 미스터리 좋아하시는 분은 나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만한 작품인데 정말 제가 본 것 중에는 최고에요~ 라고는 말 못하겠네요. ^^
부록으로 작가 인터뷰가 실려 있는데 일본 추리소설 좋아하시면 눈에 익은 작가이름이 많이 언급되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이런 작은 서비스가 책 읽은 재미를 늘려준다는 것을 추리소설 편집자분들이 많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네요.
[기억에 남는 구절]
이른바 사회파적 고발이라든가 인간의 진실을 파헤친가든가, 그런 데에는 기본적으로 흥미가 없지만, 소설에 이간이 나오고 범죄를 그리는 이상, 아무래도 사상이나 윤리관 같은 것이 반영되기 마련입니다. 그런 가운데 목소리를 높일 생각이 없었는데 쓰다보니까 무슨 말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컨대, 무언가가 A로 보였는데 사실은 B였다, 라는 식으로 놀라게 만드는 구조는 어느 사이엔가 그것 자체가 테마인 것처럼 읽히고 말죠. 쓰는 쪽은 그럴 맘이 없었는데, 어쩌면 그런 걸지도 모른다는 기분이 들기도 하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엔터테인먼트를 쓸 생각으로 문학이니 인간의 진실이니 하는 것을 지향하지는 않습니다만, 우연한 순간에 어떤 진실을 찌르는 경우도 있겠고, 그것이 정말 내 안에서 나온 것일지도 모르죠.
작가 인터뷰 중에서
[서지정보]
제목 : 미륵의 손바닥
원제 : 弥勒の掌 (2005)
지은이 : 아비코 다케마루[我孫子武丸]
옮긴이 : 윤덕주
출판사 : 한스미디어
발간일 : 2006년 12월
분량 : 303쪽
값 : 9,000원
p.s. 원서표지. 찾아보니 이 꽃 사진 표지는 혼카쿠 미스터리 마스터즈 시리즈의 표지라는군요.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