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15 22:38
[책을 읽고 나서]
표지에 있는 "사라진 딸을 찾는 정신과 의사와 미모의 여작가가 벌이는 정신분석 게임!"이라는 말을 보고는 마이클 더글라스가 정신과 의사로 나왔던 [돈 세이 어 워드]를 떠올렸습니다. 유괴당한 딸... 아버지의 눈물겨운 부성애 등등... 하지만 땡. 구성이나 이야기 전개나 완전하게 다른 작품이었습니다. 반전이 아니면 죽음을~ 하는 스릴러는 아니지만 탄탄한 이야기 구조와 오호... 하는 감탄을 나오게 하는 결말이 있기 때문에 줄거리는 생략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책 속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안나의 증세와 그가 주인공 박사에게 털어놓는 이야기가 가장 무섭게 다가왔습니다. 자신이 쓰는 이야기가 현실이 되는 것은 얼핏 멋지잖아?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지만 그 주인공이 고통을 받고 자신에게 호소를 하기 시작하면 그것이 얼마나 큰 악몽일지 상상이 됩니다. 이런 부분에 집중을 했어도 빼어난 공포소설이 나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스릴러 소설 작가의 미덕 중 가장 큰 것은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게 하는 힘, 즉 늦은 시간 한 장(章)을 읽고 다음 장을 읽을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게 만들다가 결국은 계속 읽게 만드는 능력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제바스티안 피체크는 반쯤 성공한 것이나 다른 없는 것 같네요. 제 일요일은 이 책과 함께 가버렸습니다. ㅜㅜ 요즘 뭐 재미있는 추리소설이 없을까? 하시는 분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기억에 남는 구절]
"자네는 아는가, 빅토르? 희망이라는 것은 발에 박혀 있는 유리조각과 같은 것일세. 유리조각이 살에 박혀 있으면, 걸을 때마다 통증을 느끼게 되지. 그런데 그 유리조각을 뽑아내면, 잠시 피가 흘러내리고, 또 모든 것이 치료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기는 하겠지만 결국은 다시 달릴 수 있게 되지. 이러한 과정을 사람들은 슬픔이라고 부른다네. 그런데 내 생각에는 자네도 마침내 이런 과정에 접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네. 맙소사, 벌써 4년의 세월이 흘러갔어. 그리고 우리는 그동안 스스로 정신병원에 입원을 요청했던 여자의 이야기보다는 더 나은 단서들을 확보했고."
[서지정보]
제목 : 테라피
원제 : Die Therapie(2006)
지은이 : 제바스티안 피체크 (Sebastian Fitzek)
옮긴이 : 권혁준
출판사 : 해냄
발간일 : 2007년 06월
분량 : 379쪽
값 : 12,000원
p.s. 저자 공식 사이트 : http://www.sebastianfitzek.de/
p.s. 번역자(헤닝 만켈의 작품을 번역하신 그 분~)의 말에도 있지만 저 역시 "영미권 작품이 주류를 이루는 출판시장에서 독일 작품을 번역하여 한국 독자에게 소개한 것을 결정한 해냄출판사와 편집부"에 작은 감사~
p.s. 원서표지와 국내표지는 동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