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6/06 01:28
.. 당신과 이야기를 하려고 뒤를 따라왔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올리브를 주워담을 수 있었어요. 여기 내가 모은 게 있어요. 난 불행한 어떤 사람을 도와주고 싶은데 내 뜻과는 반대로 내 존재가 그 사람을 더 불행에 빠뜨리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얼마 전부터 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테랄바를 떠날 겁니다. 내가 떠나게 되면 두 사람에게는 평화를 주게 될 거요. 바로 지금은 동굴 속에서 잠을 자고 있지만 귀족의 운명을 타고난 당신 딸 파멜라와 지금처럼 계속 혼자 살아서는 안 되는 불쌍한 내 오른쪽에게 말입니다. 파멜라와 자작은 결혼해야 합니다. ...
[반쪼가리 자작], 이탈로 칼비노 | 이현경 옮김, 민음사,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