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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엄마는 저 아저씨가 네덜란드 사람이라고 생각해?

flipside 2023. 5. 10. 21:58

2005/11/10 09:27

 

캐나다 온타리오의 애르 부인한테서 온 편지.


내 딸이 네 살 때였습니다. 아프리카인을 조상으로 둔 사람들을 거의 볼 수 없었던 시절, 우리의 작은 도시를 산책하는데 아프리카인의 윤곽을 지닌, 거의 칠흙 같은 피부를 지닌 장대한 키의 잘생긴 한 남자가 우리 쪽으로 걸어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가 우리를 지나쳐 몇 발자국 뒤에 있을 때 내 딸이 물었습니다.


"엄마는 저 아저씨가 네덜란드 사람이라고 생각해?"


나는 아이의 질문에 놀랐습니다. 나는 아프리카인의 윤곽을, 아주 짙은 피부색을 보았을 뿐입니다.


"넌 왜 저 아저씨가 네덜란드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음, 왜냐면 아저씨는 나막신을 신었거든요."


나는 뒤돌아보았고, 실제로 그 사람은 나막신을 신고 있었습니다. 내 가슴이 훈훈해졌습니다.




[인종차별, 야만의 색깔들] 중 "일화들", 타하르 벤 젤룬 지음, 홍세화 옮김, 상형문자, 2004




아이들에게 인종차별이 지닌 문제점과 부당함에 대해 이야기하듯 풀어쓴 책이지만 어른들이 보아도 좋을만한 내용을 잘 정리해 놓고 있다. 마지막 부분에는 책을 펴내고 나서 받은 독자들의 반응을 정리해 놓고 있는데 위에 밑줄 그은 부분은 그 중 하나이다. 중간에 나오는 "인종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류만이 존재할 뿐이다. 인간의 다양성은 하나의 풍요로움이지 장애가 아니다. 각각의 얼굴은 하나의 기적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라."는 부분도 기억하고 싶다.




p.s. 그나저나 정말 네덜란드 사람들은 나막신을 아직도 신는지 궁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