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5/17 11:28
...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 까지 시간을 쪼개면서 살아간다. 그러나 시간은 도중에 끊어지는 법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어디에서 무엇에 의해 변모했는지 알기 힘들다. 인간은 큰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변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대개의 경우 그런 일은 흔치 않다. 그래도 인간의 신변에는 사사롭지만 끊임없이 뭔가 문제가 생긴다. 대인관계나 건강악화, 직업상의 문제 등 여러 가지 일이 있다. 이런 문제들이 원인이 되어 인간은 조금씩 변모해가지만 그 과정은 자신도 좀체 알아차리지 못한다.
[비우면 가벼워지는 인생] 중에서, 양석일, 김국진 옮김, 오늘의책, 2004
[피와 뼈]의 원작자로 낯익은 소설가 양석일(梁石日, 1936~)의 수상록(구술한 것을 정리했음)이다. 원제는 [生きる力]. '살아가는 힘' 정도로 번역이 될 수 있는데 나이가 말해주듯 인생과 사회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점을 단호하게 지적하고 있는 점이 다른 수필과 차별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중간 중간에 자신의 소설 내용을 인용하면서 이야기를 풀고있는 방식인데, 해당 책이 대부분 국내에 번역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서 간단한 해제라고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위에 옮긴 부분은 "사람은 잘 변하면서도, 왜 잘 변하지 않는걸까?"라는 모순된 질문에 대한 답인 것 같아서 밑줄 그었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