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25 17:07
... 가족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고 나는 항상 생각한다. 마치 전철에 함께 탄 사람들 같은 관계. 내 쪽에는 선택할 권리가 없는 우연으로 함게 살게 되어, 숨 막히는 공기 속에서 짜증을 내고, 진절머리를 내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그래도 일정한 기간 동안 그곳에 있어야만 하는 관계. 따라서 믿는다거나 의심한다거나 착하다거나 악하다거나, 그런 개인적인 성품은 전혀 관계가 없다. ...
[공중정원], 가쿠타 미츠요, 임희선 옮김, 작품, 2005
[인생 베스트 텐], [대안의 그녀], [내일은 멀리 갈거야]에 이어 4번째로 읽게된 가쿠타 미츠요의 소설.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작품. 대부분의 작가에게 다 해당되는 이야기겠지만 어린아이부터 할머니까지 모든 세대의 심리/행동 묘사는 어떻게 하는 건지 궁금합니다. 특히 할머니 시각에서 묘사된 부분은 감탄 스럽더군요.(남여 학생, 남여 중년 부부, 할머니, 젊은 여성의 시각으로 각기 쓰여진 책을 읽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쿠타 미츠요 팬이라면 좋아하실 만한 작품이지만, 가족 붕괴니 콩가루 집안이니 하는 시각으로 접근하신다면 별 재미를 못보실 것 같습니다. ^^
p.s. 원서 표지

p.s.어떤 일본인 블로그를 보니 처음의 분위기를 염두에 두고 밝은 소설인가보다~ 했다가 "그러나, 쓰는 사람은 가쿠타 미츠요. 나오키상 작가다. 단순한 밝은 홈 드라마에서는 끝나지 않는다."는 부분이 있는데 동감. 처음에는 저도 밝은 분위기의 재치만점 소설인줄 알았다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