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05 12:15
'내 여자'란 노래가 아내에게 굉장히 큰 선물일 것 같아요.
아내와 오래 살면서 감동하는 게 있어요. 오래오래 살수록 많이 느껴지는 것. 이렇게 오래 살았는데도 가끔 개체가 다른 두 사람이 살다 보니 충돌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20대 초반에 처음 만났을 때는 문화가 다른 사람이었기 때문에(그의 아내는 일본인이다) 서로 이해하기가 힘들었고, 정말 많이 싸웠어요. 자기 방식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으니까. 그런데 이렇게 오래 살아보니, 그 사람이 사는 나라에 가서 살아보니 알겠더라고. 다른 문화의 사람들을 다양하게 만나면서 이게 다른 거지, 누가 좋고 나쁜 게 아니라는 걸. 나한테 있어서는 일찌감치 그런 경험을 통해서 차별이라고 하는 것에 대한 편견이 많이 없어졌어요. 마음이 열린다는 경험을 해서인지 어느 나라에 가고 어느 인종을 만나더라도 다 친구가 되고 잘 놀 수 있게 되었지.
이제는 안 싸우시나 봐요.
아예 안 싸우지는 않죠. 어느 정도는 덜 싸우게 되고 싸움이 일어나도 서로 대화를 해서 풀어나가고 이런 노하우가 생겼는데도 어떤 날은 이 여자가 히스테리컬해지는 상황이 벌어지는 거야. '나는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는데 왜 넌 그런 식으로 받아 들이니?' 하고 혼자 생각하다가 내가 여태껏 이 여자를 몰랐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배고플 때, 졸릴 때 짜증을 내더라고, 하하. 난 배고파도 아무렇지도 않은데. 나와는 다른 사람이구나 하고 깨달은 게 최근 3~4년 전이에요. 신경질적일 때 밥을 먹이던지 잠을 재우던지. 알아서 피하는 요령이 생겼어요.(웃음)
"강산에 인터뷰"중에서, [블링 bling] 2008년 07월호
저도 강산에처럼 한 두끼는 굶어도 아무렇지도 않지만 배고프면 잠이 안온다는 사실이나, 배고프고 졸리면 자연스레 짜증이 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어요. ^^ 제가 아는 결혼한 A님은 아침에 뭔가 먹는다는 게 부담스러워서 항상 커피 한 잔만으로 아침을 시작하는데 남편분은 꼭 밥(빵은 NO)을 먹어야 해서 처음에 많이 부딫히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제 서로 그러려니 했는데 아들도 남편이랑 똑같이 아침 = 밥이라서 다시 Orz 하셨다는 이야기 ^_^ 강산에 말처럼 "개체가 다른 두 사람이 살다 보니 충돌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 충돌을 피하려고 혼자 살기로...(퍽)
p.s. 음악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지만 어쨌든 강산에 인터뷰니 음악 밸리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