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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세상이란 그런 것이다

flipside 2023. 5. 17. 22:03

2010/02/22 00:40

 

... 컴퓨터를 켜고, 커피를 마시면서 한숨 돌리고는 집필을 시작했다. 요즘은 주로 코믹 소설을 쓰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편집자에게 "우리나라에서는 코믹이 팔리지 않는다. 미스터리로 전향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찬밥 취급 당하는 신세였다. 그런데 상을 받고 소설이 팔리기 시작하자 독자들도 손바닥 뒤집듯 태도를 바꿨는지 주문이 쇄도한다. 세상이란 그런 것이다.
  직장에 다니던 시절에는 단독 행동을 좋아하는 괴팍한 사람이란 소리를 자주 들었다. 그게 지금은 오히려 도움이 되고 있다. 코믹 소설은 깨어 있는 냉철한 시각이 없으면 쓸 수 없다. 현실주의자가 아니면 인간 세상의 해학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하기야 문학적인 소양이 없는 탓에 늘 악전고투하고 있다. 마감 날이 가까운데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과장이 아니라 정말 사라지고 싶어진다. ...



"아내와 현미밥" 중에서, [오 해피데이], 오쿠다 히데오, 김난주 옮김, 재인, 2009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것은 "우리 집에 놀러 오렴"이었지만 마지막 단편의 주인공이 오쿠다 히데오 자신의 이야기인 것 같아 밑줄을 그어봤습니다. 읽을 때 마다 놀라지만 어쩜 이렇게 매끈하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잘 요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버스에서 읽다가 어떤 부분에서는 푸핫하고 웃어버린 경험도 오랜만이구요. :-) []이나 [마돈나]와 같은 연장선상에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야기가 다채로워서 더 좋았습니다. 오쿠다 히데오 팬이라면 당연히 재미있어하실 작품~




p.s. 번역본이랑 원서표지. 번역본 표지만 보면 아이들 이야기가 나올 것 같지만 실제로 6편 단편 모두 부부의 이야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