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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난생처음 봤다

flipside 2023. 5. 18. 20:06

2012/04/25 23:08

 

  "저기, 그게 말이야." 막상 말을 꺼내려 하니 긴장이 됐다. 하지만 여기서 한 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너한테 상의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혹시 미아야 일로 그러는 거예요?"
  "어? 어떻게 알았어?" 나는 당황해 허둥지둥했다.
  "구월 말에 미아야가 연구실로 인사 왔었잖아요."
  "아, 그래 왔었지."
  또렷하게 기억한다. 구월 이십칠일. 카론이 내 기억을 훔쳐 보았을 때 나타난 장면이다.
  "실험실에 선배가 있었고, 제가 미아야를 소개했죠." 이와다테는 입술에 손을 대고 당시의 정경을 떠올리려는 듯 천천히 말을 이었다. "선배 표정을 보고 단번에 감 잡았어요. 아 이게 바로 그거구나, 하고."
  "그거구나? 무슨 말이야?"
  "만화 많이 봐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 방면에 관한 지식은 전혀 없다.
  "[허니와 클로버]란 만화 1권에 비슷한 장면이 있는데,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난생처음 봤다'라는 대사가 나와요. 그래서 선배의 마음을 알아챈 거예요."
  아 알고 있던 건가.



[러브 케미스트리]중에서. 기타 요시히사, 최고은 옮김, 21세기북스, 2012




밑줄 그은 부분은 주인공 게이치로가 한 눈에 반한 미아야에 접근하기 위해 친척인 이와다테에게 부탁을 하려는 장면입니다. 보시면 "앗 어떻게 알았지?"하는 유행어가 생각나는데 [허니와 클로버]의 명대사가 사용되는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소설 곳곳에 이런 재미있는 장면이 나오는데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이 나오는 부분도 ^^) 2011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우수상에 걸맞게 엄청나지는 않지만 반전도 흥미롭고 결말을 궁금하게 만드는 미스터리적 요소도 있어서 보는 내내 유쾌했습니다. 사신(死神)이 나타나서 주인공을 돕는 설정이 있어서 이런 이야기 싫어하시는 분에게 환영받기는 어렵겠지만 로맨스 + 코미디 + 미스터리의 재미있는 결합을 원하신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p.s. 번역본과 원서표지. 소설 분위기는 딱 원서표지 느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