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20 15:49
[책을 읽고 나서]
크리스티의 작품을 좋아하면서도 아직 다 읽지 않고 띄엄 띄엄 읽는 이유는 더 이상 그가 작품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해문에서 나온 80권의 전집 중 아직 읽지 않는 책이 몇 권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한 번씩 책을 집어 들어 읽곤 하는데 그럴 때 마다 "아 이제 볼 책이 또 한 권 줄었구나."하는 안타까움이 남는다.
포와로가 등장하지만 그다지 적극적으로 사건 해결에 나서지 않는 작품인 [할로 저택의 비극]은 본격 추리물을 읽고 싶어하는 이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울만한 작품이다. 살인사건이 일어나기까지 과정이 길고, 그 해결과정에서 포와로는 "음 그래요?"라는 식으로 밖에 반응을 하지 않는탓에 사건이 해결되기 까지 다소 지리한 시간을 견디며 책을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점이 있으면 장점도 있는법! [회상속의 살인]을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이 작품이 지니고 있는 로맨스 소설적인 매력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질투와 사랑, 배신이라는 요소가 빠짐없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추리력 테스트 보다는 등장인물의 성격을 찬찬히 살펴가면서 읽으면 좋을 듯 하다.
[기억에 남는 구절]
난 조그만 숲 뒤에 있는 그 끔찍한 할로 저택이 싫답니다.
광활한 들판의 입술은 피로 붉게 물든 황야,
그 붉은 이랑 사이로 피의 고요한 공포가 방울방울 흘러내리고,
허공을 가르는 메아리가 있어 그 외침은 '죽음'이어라
- A. 테니슨
[서지정보]
제목 : 할로 저택의 비극
지은이 : 애거서 크리스티
옮긴이 : 김교향
원제 : The Hollow (1946)
출판사 : 해문출판사
발간일 : 1988년
분량 : 340쪽
값 : 1,500원
[p.s.]
- 작품의 시놉시스와 캐릭터 및 간략한 설명이 있는 사이트가 있어 링크를 걸어둡니다. 단 스포일러가 있으니 방문전 주의요망! : The Hollow
- 인터넷 서점을 살펴보니 해문의 크리스티 시리즈가 5,000원이다. 내가 가진 책이 초판이니 15년만에 230%가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