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04 12:54 ... 몇 해 전, 출판사 편집자의 우직한 원칙주의가 빚어낸 엽기적 풍경 하나를 엿본 적이 있다. 고려시대 사람의 번역문집이었던 것 같은데, 읽다 보니 문장 한 가운데에 난데없이 '미얀마제비'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게 도대체 뭐야 하다가, 그것이 제비과 철새가 아니라 사마귀과 곤충(버마재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원문으로는 아마 당랑(螳螂)이었을 것이고, 역자는 그것을 당연히 '버마재비'로 옮겼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젊은 교열자의 귀에 버마재비라는 낡은 말이 설었던 모양이다. 그는 이것을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인 제비의 한 종류로 생각했던 것 같다. 다시 말해, '버마제비'로 써야 할 것을 역자가 '버마재비'로 잘못 썼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친절한 교열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