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마구 2

눈먼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

2005/09/07 20:46 2002/12/26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제사가 싫다](이하천, 이프)라는 책의 후반부에는 이문열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는데 그 중에 잠깐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우리나라의 대표작가라고 불리는 사람이 이처럼 개운한 느낌을 주는 아름다운 소설을 쓰는 대신 [선택]과 같은 이야기에 매달려있다는 단호한 비판이었는데, 사라마구가 이 소설을 발표한 것이 73세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생각이 굳어진다는 이야기가 보편성을 띄고 있지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어느 도시에 눈이 멀게 되는 전염병이 번지기 시작해 도시-문명-인간성이 하나하나 무너져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정말 놀랍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탄탄..

book 2023.05.29

[밑줄] 설탕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입맛을 버리고 소화도 잘 안되듯이

2010/04/28 22:22 ... 어느 날, 얼마 전에 과부가 된 한 부인은, 비록 자신이 죽지 않으면 그렇게 애달파 하며 떠나보냈던 남편을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가슴에 약간의 통증을 느끼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신의 존재를 가득 채우는 새로운 기쁨을 달리는 표현할 길이 없어 식당 너머 꽃으로 꾸민 발코니에 국기를 내다 걸 생각을 했다. 이 일은, 흔히 하는 말대로,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실행에 옮겨졌다. 그러자 마흔여덟 시간이 안 되어 국기 게양이 전국으로 퍼져나가, 국기의 색깔과 상징이 풍경을 장악해 버렸다. 물론 이 점은 도시에서 훨씬 더 분명하게 눈에 띄었다. 아무래도 시골보다는 도시에 발코니와 창문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애국적 열광에 저항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

underline 2023.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