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혜 2

[밑줄] 이 남자는 겁쟁이였던 것일까?

2009/11/05 00:12 ... 잭이 교도소 내 교육의 일환으로 중등교육 자격시험을 준비했을 때 역사 과목을 공부하면서 한 수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캐닝이던가 캐슬리던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쨌든 역사 과목에 C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사람들의 기대를 살 만큼 그렇게 어리석지는 않다. 이 수상은 사람들의 의심과 경멸에 지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다. 그의 가치를 믿는 사람들은 그의 자살을 막으려고 지속적인 감시의 눈길을 멈추지 않았다. 면도칼도 주지 않을 정도였다. 심지어 혼자 자거나 목욕을 하도록 놔두지도 않았다. 그들은 그의 선택을 모조리 앗아가버렸고 그렇게 함으로써 오히려 그의 결심을 강요한 셈이 되었다. 경호원이 화장실에 가느라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는 종이 자르는..

underline 2023.05.17

[밑줄] 그 애는 외로웠던 겁니다

2007/08/04 21:42 ...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앉아 있던 테일러가 갑자기 고개를 들고 쳐다보았다. "당신 생각은 어떻소? 매그너스 테이트가 둘 다 죽였다고 생각하시오?" 내 생각이 중요한 건 아니지 않느냐고 말하고 싶었다. 중요한 건 유죄판결을 받아낼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닌가. 하지만 테일러는 그를 보며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잘 모르겠습니다." 결국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정말로 모르겠습니다." 테일러가 그 대답에 실망하는 게 보였지만 적당한 단어를 골라가며 말을 이어갔다. "피해자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눈 후로 캐서린을 좀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 애는 외로웠던 겁니다. 오직 영화를 통해서만 세상을 바라봤죠. 그게 이 고장에서의 생존방식이었습니다. 사는 낙이었다고나 할까?" "일..

underline 2023.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