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원 2

돌 속의 거미 | 아사구레 미쓰후미

2005/01/09 00:49 [책을 읽고 나서] 가끔씩 책을 보다보면 정말 대단하다... 하는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작품들을 만나게 된다. 방대한 자료조사에 기초한 것을 쉽게 알 수 있는 책이나, 치밀한 묘사로 혀를 내두르게 하는 소설, 기발한 착상과 발상의 진수를 보여주는 추리소설들이 그러한데 아사구레 미쓰후미의 [돌 속의 거미]는 이런 류 작품의 정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우연한 사고로 인해 - 결국 이 사고도 다 따지고 보면 우연한 것이 아니지만 - 청력이 매우 민감해져 소리의 흔적까지 보게된 주인공이 이사온 집에 이전에 살던 실종된 여자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라고 줄거리를 간단히 정리할 수 있는데 바로 이 소리의 흔적과 색깔을 보고 느끼게 부분의 묘사가 놀랍다. 책 처음부터 끝까지..

book 2023.05.28

[밑줄] 거리는 움직이지 않지만 사람의 마음은 얼마든지 바뀌니까요

2008/08/21 10:56 "옛날 여기에 좋은 찻집이 있었지." 마사코는 전봇대 정도의 흥미도 보이지 않았다. "롯폰기에서는 옛날 일을 말해도 소용없어요. 과거가 없는 곳이에요. 현재, 현재, 현재……. 있는 것은 언제나 그것뿐이에요. 보세요. 기억에 있는 건물이 몇 개나 있어요? 언제나 새 것, 언제나 신장개업. 새로운 것이 아니면 가치가 없어요. 스크럽 앤 빌트. 부수고 짓고, 부수고 짓고, 그 끝없는 반복. 건물을 짓는 사람이 말한 거예요. 오래된 것은 죄악이니까요. 사람이 사는 집도 그래요. 3대가 같이 사는 집은 지금은 만들려고 생각도 하지 않아요. 15년 정도 지나면 이미 낡아빠져서 건물은 덜컹거리고 비효율적이고 살기 불편하고 비위생적이고, 어둡고 쾌적하지 않고, 다시 짓지 않으면 참을 수..

underline 2023.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