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6/04 17:03
... 다카다 가의 사람들도, 늦게야 찾아온 초대 손님도, 당연한 일이지만 비가 퍼붓는 날씨에 공연히 문간에서 길게 이야기하고 서 있을 이유가 없는지라 나의 소망 따위는 아랑곳할 것도 없이 - 하지만 그이들이 나를 알아봤다면 즉각 퇴장 처분이 떨어졌겠지만 - 냉큼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 때문에 무대는 텅 비었고 나는 비가 퍼붓는 관람석에 홀로 덩그러니 남겨지고 말았다. ...
[그랜드 피날레] 중에서, 아베 가즈시게, 양윤옥 옮김, 대교베텔스만, 2006
제132회 아쿠다카와상 수상작. 아베 가즈시게 작품은 우리나라에 처음 번역(여러 단편집에 묶인 적은 있음)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읽고 난 후에 딱 묘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중편 "그랜드 피날레"와 단편 3편이 묶여 있는데 처음에 실린 표제작 "그랜드 피날레"가 주는 느낌이 강렬하여 나머지 단편 3편은 잘 감이 오지 않더군요.(물론 첫번째 작품의 느낌이 강력하지 않았어도 단편들 내용은 잘 이해가 가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Orz) 롤리타 컴플렉스를 가진 아버지가 이혼당하고 접근금지당한 외동딸의 생일파티에 전해주려고 선물을 고르는 장면에서 시작하는 "그랜드 피날레"는 여러가지로 생각할 꺼리를 많이 주는 작품으로 이야기 전개나 결론 모두 생각에서 벗어나는 작품이었습니다. 역자 해설을 보니 이전 작품과 연결고리가 되는 부분도 있다고 하는데 다른 작품을 읽어 볼 때 까지 평가는 유보. 아카다가와 수상작이니 요즘 일본소설의 흐름을 알고 싶어하시는 분은 읽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
p.s. 원서표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