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리노나츠오 10

다마모에 | 기리노 나쓰오

2009/06/06 07:33 [책을 읽고 나서] 기리노 나츠오의 작품 중 지금까지 번역 출간된 소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이는 작품이라는 설명을 듣고 읽기 시작했는데 다 읽고 난 소감은 역시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사실 남편과 갑자기 사별한 50대 전업주부의 이야기에 "일본판 '엄마가 뿔났다'"라는 광고문구가 기리노 나츠오 이야기속 주인공으로는 딱 떠오르지 않고 이야기 소재로도 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에게 불륜 상대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충격받고, 자기 먹고살기에 바뻐서 염치를 잊은 아들과 냉담과 관심을 오가는 딸, 가까우면서도 먼 것 같은 친구들 속에서 외로움을 느끼며 사람들과의 새로운 인연을 접하고 점점 변화해가는 도시코는 고독하다는 면에서 이전 작품의 주인공과 ..

book 2023.06.04

암보스 문도스 | 기리노 나쓰오

2007/10/21 22:46 [책을 읽고 나서] 표제작 "암보스 문도스"를 포함해서 7편의 단편이 묶여 있는 단편집인데 추천사로 언급된 가쿠다 미쓰요의 말처럼 "모든 작품들이 무서울 정도로 확실한 완성도를 갖추고 있"어서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기리노 나쓰오 소설을 처음 읽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출간된 것은 다 장편이었기에 단편은 어떠려나? 하는 호기심에서 하나 하나 읽어 나갔는데 결론에 이르러서는 헉... 저런.... 악... 하면서 한 편 한 편을 읽어나갔습니다. 개인적으로 "괴물들의 야회"와 "독동"(毒童) 읽으면서 마지막 부분 처리에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기리노 나쓰오 소설 읽으면서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어쩜 이런 결론을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툭 던지는 것인지 소..

book 2023.06.02

기리노 나츠오의 [그로테스크] 번역본 발간

2005/12/20 09:20 기리노 나츠오의 [그로테스크 グロテスク ] 번역본이 출간되었네요. 11월에 나왔다는데 이제 알았습니다. ㅠㅠ 어제 서점에서 봤는데 1권으로 묶기 위해 다소 무리를 한 것으로 보이지만 1권이라는 점이 맘에 듭니다. : ) 내년에 읽을 책 하나 더 추가~ (이로써 국내 발간된 기리노 나츠오 소설은 4권으로 늘어났습니다 ^^) p.s. 번역본의 표지는 썩 맘에 들지 않는군요 ㅡ.ㅡ

book 2023.05.30

아웃 | 기리노 나츠오

2006/08/15 23:34 [책을 읽고 나서] 개인적으로 2번씩 책을 읽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읽을 책은 널려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이번에 읽은 [아웃]은 읽은지 너무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는 점과 새로 황금가지판이 나온다고 하는 뉴스(하지만 왜 이 뉴스를 보고 다시 읽어야지 하고 결심한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광복절 샌드위치 연휴가 계기가 되어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하루를 꼬박 투자해서 계속 읽었는데 역시 다시 봐도 재미있더군요. *_* 지금까지 읽은 기리노 나츠오 소설 중 순위를 매겨보라면 역시 [부드러운 볼]의 세련된 구성에 더 점수를 주고 싶지만 [아웃]이 주는 충격을 능가할 만한 작품은 드물다는 생각입니다. 예전에 볼 때와 달리 여러 단점도 확실이 눈에 들어오기는 했..

book 2023.05.30

부드러운 볼 | 기리노 나츠오

2005/09/06 20:40 2001/02/05 [책을 읽고 나서] 우리나라에 일본 나오키[直木]상 수상작이 꽤 많이 소개되긴 했지만 그 어느 한 편도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사라져 간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대중적인 재미에 작품성을 겸비한 소설에게 수여하는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품이라면 일단 내용이나 작가에 관계없이 읽어봐도 실망하지 않는다는 것이 지금까지 여러 수상작을 읽어본 소감이다. 키리노 나츠오의 [부드러운 볼]은 1999년 나오키상 수상작으로 개인적으로는 2000년에 읽은 소설 중 가장 재미있는 소설로 꼽고 싶은 작품이다. 짧게 말해 "남편의 거래처 사장과 불륜에 빠진 주인공의 딸이 실종된 이야기"(영화 [올리비에 올리비에]를 연상시키는 면이 있다)인 이 작품은 불륜에 빠진 여성 심리의 묘..

book 2023.05.29

[밑줄] 돌이킬 수 없는 일

2007/06/18 00:24 ... 거짓말을 하는 엄마와 신경 쓰지 않는 척하는 나. 내가 유치한 것일까? 아니 그렇지 않다. 나는 엄마와 나의 인간관계가 뿌리 끝에서부터 무너져 가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은 것이다. 엄마를 신뢰할 수 없지만, 신뢰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기 떄문에 신뢰라는 것 자체를 다듬어 고쳐야만 한다. 나는 아빠를 멀리하게 되었다. 엄마에 대한 억제된 증오가 아빠를 향해 분출된 것이다. 사실은 밉지만, 직접적으로 엄마에게 터뜨릴 수 없는 것은 내가 아직 엄마를 잃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아빠는 아빠대로, 아마도 같은 이유로 엄마에 대한 증오를 우리들에게 향했다. 뒤틀린 증오가 오가며, 나는 당장이라도 질식할 것 같았다. 나는 엄마에 대한 불신을 어떻게든 감추어 엄마를 믿고 사..

underline 2023.05.13

[밑줄] 지우개로 지우지 않으면 노트는 다시 사용할 수 없다

2006/10/31 19:08 .. 내버려두면 좋겠어. 아이코의 뇌는 바로 앞의 일밖에 생각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지금 해야 할 일은 위험을 피해야 한다는 본능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과거로 돌아가야 한다. 지우개로 지우지 않으면 노트는 다시 사용할 수 없다. 새 노트를 사주지 않아서 아이코는 몇 번씩 지우개를 사용했다. 잘 지우지 않으면 노트는 더러워져서 마침내 찢어진다. 그렇게 하는 동안 어차피 지울거면 처음부터 쓰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되어서 수업 중에도 노트 필기를 하지 않았다. 그 때문이었을까. 아이코는 지식이나 경험을 축적하여 사고하는 습관을 아주 깨끗이 잊어버렸다. 녹초가 될 정도로 더운 한여름에는 옷을 입으면 땀만 흐른다며 빨래하는 걸 귀찮아하던 창녀 언니들은 슬립 한 장만 걸..

underline 2023.05.11

[밑줄] 괴물은 본인 이외의 인간은 무가치한 존재로 만들어버릴 정도의 힘을 가지는 것입니다

2006/07/14 22:50 "네 여동생 이름이 뭐니?" "유리코야." 가즈에는 선망도, 감탄도, 질투라고도 할 수 없는 특이하게 열띤 목소리로 중얼거렸습니다. "어머, 이름도 이쁘다, 얘 나하고 똑같은 여자라고는 도저히 믿겨지지가 않아." 그렇습니다. 괴물 같은 미모를 지닌 유리코와 우리는, 여자라는 같은 생명체임에도 불구하고 , 그것이 믿기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타고난 모습과 외모가 이 정도까지 다르다는 것을 실제로 보게 되면 미추라는 상대적인 판단은 아무래도 좋게 되고, 단 하나뿐인 절대적인 미와 평범한 그밖의 것이라는 상황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유리코 앞에서 우리는 너무나도 하잘것없어, 단순히 생물학적인 의미로만 존재하는 여자 외에 아무것도 아니게 되어버립니다. 괴물은 본인 ..

underline 2023.05.10

기리노 나츠오/사마다 마사히코 내한 소식

2006/11/08 14:08 기리노 나츠오님이 한국에.. 여사님!!! 물론 기리노 나츠오외에 사마다 마사히코도 오지만 제게는 단지 기리노 나츠오만 눈에 띄는 군요 ^^ 위 블로그에 올라온 내용을 한글로 바꾸고 조금 편집했습니다~ 일반인 참석도 가능하다니 시간 되시는 분은 참고하세요. ---------------------------------------------------------------------------------------------------- [BK21 중일 언어 · 문화 교육단 한일 현대작가 심포지엄 - 문학의 새 지평 : 기억 · 경계 · 미디어] 한일 현대작가 심포지엄 - 사회 : 최관(고려대 일문과 교수) ○ 개회 : 14:00~14:10 - 개회식 - 인사 : 김춘미(고려대 ..

talk 2023.05.02

아웃 영화화 소식

2004/07/06 13:03 오늘 본 필름2.0(7/6)의 해외뉴스란에 2가지 관심을 끄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하나는 니콜 키드먼이 C. S. 루이스의 [나니아 이야기]에 나레이션을 맡게되었다는 기사(원문 기사에는 C.J.루이스 라고 났음. 이번 호에 [소금인형]과 관련해서 CJ엔터테인먼트 이름이 많이 나와서 기자가 헷갈린듯)랑 [링]의 나카다 히데오 감독이 뉴라인시네마가 판권을 구입한 일본 소설 [아웃]의 영화감독을 맡게 되었다는 기사 2개 였습니다. [나니아 이야기]의 영화화도 물론 기대가 되지만, 제 눈을 정말 확 잡아 끈 것은 [아웃]의 영화화 소식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최고의 추리소설가라고 생각되는 기리노 나츠오[桐野夏生, 키리노 나츠오 라고도 표기]의 작품 중 걸작인 [아웃](1998)..

talk 2023.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