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21 00:58
... 조나단이 만난 스위스인들은 항상 돈을 좋아하고 완고하며, 돈을 좋아하고 종교적이면서, 돈을 좋아하고 독립적이고, 항상 잘 정리되어 있지만 돈을 좋아했다. 베르너 오버란트의 사람들은 매우 훌륭한 알피니스트였고, 가혹한 모험과 산에서 조난당해 움직이지 못하는 등산가들을 구조하는 일에 열심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항상 그들이 구해낸 사람들, 혹은 산 채로 구해 내지 못한 경우에는 그들의 가까운 친척들에게 항목별로 정리된 청구서를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
[아이거 빙벽], 트레바니언, 이수경 옮김, 황금가지, 2006
1975년 소설임을 감안하더라고 여성비하에 남성중심사고, 외국인 혐오 - 위에 밑줄 그은 부분 같은 - 등 상당히 시대착오적인 내용이 넘처 흐르지만 이러한 부분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볼만한 구석이 많은 책입니다. 큰 반전이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심심하지는 않은 편이지요. 같은 제목의 산악관련 서적이 있는 만큼 책의 후반 1/3 정도는 온통 빙벽 등반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산에 대한 경험이 일천하고, 글을 읽고 머릿속에 장면을 그려보는 상상력이 부족한 저는 줄거리 따라가기에 급급했지만 등산에 대해 많이 아시는 분은 또 다른 느낌을 받으실 만한 작품인 것 같습니다.
p.s. 원서표지와 영화포스터




p.s. 398쪽의 "누군가 그를 헤치려 한다면.."은 당연히 "해치려"가 맞는 표현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항은 아니지만 책 전반에 툴루즈 로트렉을 계속해서 로트렉으로만 쓰고 있는데 원서가 그렇다면 할 말 이 없지만 성이 "툴루즈 로트렉"(Toulouse-Lautrec)인 만큼 툴루즈 로트렉이라고 써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